▲ 울산시에 조성된 ‘십리대숲 은하수길’.(사진제공=울산시청)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우리나라에는 경관법이 제정돼 있다. 이 경관법은 우리나라 국토 곳곳에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경관법이 제정된 이후에 우리나라 곳곳의 경관이 얼마나 더 아름답게 조성되었으며, 얼마나 잘 유지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각 지역의 경관 조성과 유지,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경관에 대한 인식이나 사업 수립, 예산 투입에는 큰 차이가 있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광역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은하수 조명 추가 설치사업'을 추진해 3월 20일 완료했다.

이 사업의 내용은 은하수길이 끊긴 구간 100m를 추가로 연결하고, 포토존 3곳을 마련하는 한편, 야간 안내 조명기구 설치하기 등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은하수길'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회에 걸쳐 십리대숲 내에 연장 500m로 조성됐다. 이번에 100m를 추가해서 조성함으로써 십리대숲은 총 600m로 확장되면서 일부 단절 구간이 연결됐다.

이와 관련해서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십리대숲을 최적의 시설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화강 국가정원 은하수 길은 형형색색의 엘이디(LED) 조명과 대나무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으로 환상적인 신비감을 연출해 울산시의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 ‘십리대숲’과 ‘은하수 조명’

대나무숲은 선비의 곧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들로 들어찬 숲으로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대나무숲은 경관조명을 설치하기가 어려운 장소이기도 하다. 대나무 자체가 일반 나무보다 굵기가 가늘어 빛을 비출 면적이 적은 까닭이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하면 600m에 이르는 대나무숲에 ‘은하수 조명’을 설치하겠다는 생각을 한 울산광역시의 의도는 매우 ‘과감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과감한 시도는 비교적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밤에 보이는 ‘십리대숲’에 조명을 비춘 모습이 나름대로 아름답고, “한 번 걸오볼만 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십리대숲’을 걸을 때 들리는 대나무가 바람에 부딪혀 내는 바스락 소리와 시야에 들어오는 빛의 어울림은 마치 ‘동화 속의 숲길’을 걷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만든다. 그렇다면 ‘십리대숲’의 경관조명은 성공이란 쪽에 좀 더 가깝다고 해서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만일 누가 이 ‘십리대숲’에 대해 좋은 평가 점수를 매긴다면 그 점수의 대부분은 조명이라는 관점에서 어려운 과제를 잘 풀어내고자 노력한 울산시청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중배 大記者. 조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