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조명 생태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대한민국 최초, 유일의 에너지절약 정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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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00:27]

‘건강한 조명 생태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중복 규제가 조명의 발전 막는 근본원인, 정부부터 규제권한을 내려놓아야”

한국에너지절약신문

기업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이다. 사업을 하는데 꼭 필요한 인허가권과 각종 규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인허가를 받지 않고서는 사업을 할 수 없는 기업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끌려다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과도한 인허가권의 행사나 규제권의 남발은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건강한 생태계마저 망가뜨린다. 이것은 국내 조명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건강한 조명 생태계의 조성의 첫 걸음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규제를 푸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편집자주>

국회와 정부기관의 중복 규제가 조명산업의 활력을 떨어뜨려
정부 부처·공기업·지자체들의 ‘인증’ 남발도 심각한 상황
규제 없앤다면서 인증기준 높이고 새 규제 만드는 것도 문제

지난 2월 28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2017년 (정부의) 규제정비종합계획’에는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려는 규제개혁의 방향과 방법, 핵심적인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관련기사=1면)

그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3가지이다. 첫 번 째는 정부 부처마다 제각각 제정해서 실시 중인 규제들을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토지에 대한 규제다. 현재 토지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부, 환경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저마다 규제 법령을 제정해서 이중 삼중으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런 중복 규제를 하나만 남기고 모두 올해 안에 없앤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허가 간주 제도’의 도입이다. ‘인허가 간주 제도’란 처리 기한 안에 주무관청이 가타부타 응답이 없으면 인허가가 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다. 이 ‘인허가 간주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율주행차, 드론, 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들을 한 발 앞서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지향적인 규제 지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지금의 포지티브 시스템을 버리고, 네거티브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이것은 규제가 신산업의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한 내용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2017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이 실시되면 해당 분야의 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이중 삼중의 규제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규제만 받으면서 한결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정부의 규제가 산업 발전과 기업의 사업 활동에 장애가 된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의 ‘2017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을 마련한 이유가 토지, 기업,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것은 규제의 개혁이란 관점에서 정부가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도 좋은 부분이라고 하겠다.

◆ 조명 분야는 실익이 없는 정부의 규제정비계획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전체를 보는 총론이 아니라 부분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예를 들면, 국내 조명 분야의 경우, ‘2017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이 실제로 실행이 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얻을 것은 크게 없는 입장이다.

각각의 부처가 저마다 시행하고 있는 중복 규제를 하나로 정리한다는 계획은 어디까지나 ‘토지’라는 분야에 한정된 대책이다. 이런 대책이 토지 이외에 다른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언급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토지' 이외의 분야는 이런 식의 규제 일원화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조명 쪽에서는 규제 문제가 크게 달라질 여지가 없다는 얘기라고 해도 좋다.

물론 기업이 갖춰서 내는 행정서류를 간소화한다든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인허가 간주 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조명 쪽의 기업들도 그 혜택을 보게 된다.

지금 기업들이 행정서류를 구비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거나, 인허가 신청을 해놓고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채 1년이고 2년이고 무작정 기다려야 했던 그동안의 상황에 비춰보면, 행정서류 간소화나 ‘인허가 간주 제도’의 도입만 해도 “이것이 어디냐?”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은 그동안 당연히 했어야 했던 일을 이제 와서 겨우 하겠다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인허가 간주 제도’만 해도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은 법령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서 처리기간 이내에 인허가 여부를 처리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담당 공무원들이 자의적으로 처리기간을 지키지 않은 채 민원인들에게 불편을 주었던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행정서류 간소화는 물론 ‘인허가 간주 제조’는 정부가 당연히 할 일이었다고 해도 좋다. 무슨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에 신산업에 대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푸는 것이나, 포지티브 시스템 대신 네거티브 시스탬을 도입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는 사안이다.

네거티브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지금의 포지티브 시스템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180도 전환한다는 것을 뜻한다. 포지티브 시스템은 모든 행위를 일단 “하지 말라”고 금지시켜 놓은 뒤에 그 중의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것이다.

반면에, 네거티브 시스템은 “모든 것을 마음대로 다 해도 좋다”고 허용을 한 뒤에 꼭 규제를 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만 “이것만은 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포지티브 시스템은 100가지를 먼저 금지한 뒤에 그 중 10가지를 할 수 있다고 풀어주는 것이다. 네거티브 시스템은 100가지를 모두 허용한 뒤에 그 중에 10가지는 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네거티브 시스템이 더 자유롭고, 더 자율적이면서, 더 생산적이라고 해도 좋다.

문제는 이번에 국무조정실이 내놓은 ‘2017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을 보면 이런 네거티브 시스템의 도입 대상이 자율주행차, 드론, 에너지 같은 첨단 신산업으로 한정이 돼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은 신산업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면 ‘선제적인 규제 해소’나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조명은 아직까지 정부가 정한 신산업의 범주 안에 들어가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니 ‘선제적인 규제 해결’이나 ‘네거티브 시스템의 도입’은 모두 남의 나라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 규제 문제의 해결방안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국무조정실이 추진하려는 ‘2017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은 국내 조명 분야 전체나 조명업체의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실질적인 이익이 없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말은 아니라고 하겠다. 한마디로 “태산동명 서일필”에 불과한 일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식이 되면 국내 조명산업과 조명업체들을 얽어매고 있는 이중 삼중의 규제와 수도 없이 많은 ‘인증’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진짜 심각한 점은 이렇게 조명 쪽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규제정비계획이 일차 완료가 되면 정부에서는 “일단 정부가 풀어야 할 규제는 거의 다 풀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추가적인 규제의 정비나 폐지는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은 이번 ‘2017년 규제정비종합계획’속에 조명에 가해지고 있는 중복 규제와 중복 인증 문제의 해결책을 포함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방안은 8가지다. ①입법기관인 국회를 대상으로 한 설득 ②행정부인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한 설득 ③공공부문의 조명 수요자인 공기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득 ④지방정부인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득 ⑤조명 제품을 구입하는 산업계와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득 ⑥사회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득 ⑦여론을 형성하는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는 언론기관을 상대로 한 설득 ⑧주권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득이 바로 그것이다.

이 8개 분야는 직접적으로 국내 조명산업과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의 토대가 되는 ‘파워맨’들이다.

이 8개 분야의 이해와 협조, 도움이 없으면 국내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이 겪고 있는 규제로 인한 고통과 시간, 비용, 인력의 낭비라는 직접적인 손실, 그리고 같은 노력을 생산적인 쪽에 투입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기회비용의 상실이란 간접적인 손실을 해결할 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8개 부문에 대한 설득작업은 국내 조명산업, 조명문화, 조명업체, 조명업체 경영자, 조명업체 근로자와 그 가족 전체의 생사가 달린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무엇을 설득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 8개 분야에 속하는 관계자들에게 무엇을 설득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그것은 3가지다.

①조명이 담당하는 사회적인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②조명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전제 아래 조명을 어떻게 발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발전방안 ③발전방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마련해야 하는 법률과 제도의 내용과 조직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3가지 설득의 내용은 사전에 조명업계와 조명업체, 조명인들 간의 내부적인 토론과 협의를 거쳐 100% 완벽하게 사전에 조율되고 마련이 돼야 한다. 그래야 8개 분야의 설득대상들 앞에서 일사불란하게 조명업계와 조명업체, 조명인들의 뜻을 간결하게, 강력하게 전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전기조명이 도입된 지 1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조명산업의 제조 기반은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그리고 천수답식 하청생산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우선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에게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바로 경쟁력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키우려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

그 여건에는 ①국가가 마련해 줘야 하는 여건 ②공기업, 공공기관이 마련해줘야 하는 여건 ③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해줘야 하는 여건 ④민긴기업이 마련해줘야 하는 여건 ⑤조명업계 차원에서 마련해야 하는 여건 ⑥조명업체 차원에서 마련해야 하는 여건 ⑦소비자인 국민들이 마련해줘야 하는 여건 등 7가지가 있다
.
즉, 앞에서 말한 8개 분야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7개의 여건을 조성해 줄 것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국내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이 할 일이다. 이것은 곧 한국 조명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김중배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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